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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과 기호식품/편의점에서 일하기

편의점의 중년 손님들... 때때로 피곤한...

우리나라도 편의점 역사가 꽤되었기에 의외로 중년 손님들이 많습니다. 편의점이 대형마트나 인터넷에 비하면 비싼편이긴하지만 새벽에도 갈수있고 도심지라면 집근처에 몇개씩 있기에 골라서 갈수도 있습니다.

 

편의점이 전반적으로 비싸기는 하지만 행사상품이나 할인카드 포인트적립등을 이용하면 많은부분을 줄여나갈수있습니다. 편의점에서는 수시로 행사상품들이 바뀝니다. 보통 월마다 바뀌는데 1+1 상품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2+1은 아직도 오해하는 중년들이 있습니다. 행사상품이니 이런부분 크게 따지지도 않고 평소에는 편의점 이용이 많지 않은 유형인데 2+1이 하나사면 하나더줘서 2+1인가요?하는 질문을 하기도합니다. 참으로 해석도 편리하다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요 두개를 사시면 한개를 더 증정한다는 뜻입니다.. 두개 사면 세개가 나가는거에요... 하면 순간 얼굴이 찡그리곤 계산대에서 그럼 그렇지 편의점이 비싸지.. 이런 표정으로 그냥 하나만 사가지고 나감...

 

오늘 마주한 손님은 40대 중반정도인데 갑자기 이상한 문자를 보여줌 그래서 뭔가 봤더니 오픈마켓 대행 결제.. 순간뭐지 하면서 버벅거리다 기억이난 손님으로 3년전에도 과묵하게 몇개씩 결제하던 기억이 떠오름.. 그때는 그래도 새로운 서비스에 속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없고 그때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가 넓어진 지금 시점에는 조금 맞지않는 서비스로 보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길이들은듯한 손님으로 예전에도 항상 말도 거의없고 어두운 표정을 지닌사람이었는데 3개를 얌전히 결제하더니 가는줄 알았더니 김밥 샌드위치 매대로.. 부동자세로 십여분넘게 뜸을 들이더니 김밥두개를 들고옴.. 꼼꼼하게 성분같은거 따지나 했는데 잠시뒤 한번더 매대로 갔다가 조금 짜증섞인 목소리로 이거사면 음료수 증정해주는거 아니냐고 물어봄...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김밥등을 구입하면 증정은 아니고 음료수 할인행사가 있고 거기에 대한 설명인데 난독증이 있나 생각이 들었지만 하긴 나도 오래전이지만 처음에 행사하는거보고 당시에는 별로 없던 방식이라 낚이는 느낌이 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고 보기에 따라서는 기분이 나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지만 지금은 무감각해진 상태... 오래전에는 음료 증정행사 같은게 빈번하게 있었던 것으로 기억... 너무 따지듯이 물어 평소 이미지와 다른 모습에 순간 당황... 이런때는 그냥 간략하게 상황 설명만하고 이런저런 친절한 추측성 부연 설명은 안하는게 상책.. 간단하게 증정이 아니고 음료수 할인행사라고 말했더니 그냥 나감... 불친절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어떤 설명을 해도 이미 마음 한쪽에 장난하나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런저런 설명은 오히려 변명으로 여겨 먹히지 않음..  따지고 보면 경험으로 하나씩 지나가는 부분...

 


중년 남자중에 피곤한 유형은 역시 담배사러와서 담배 이름 버벅대면서 오히려 그걸 모르느냐는 표정을 해대는 유형.. 들어오자마자 무턱대로 담배달라고 해놓고 몇초간 뻔히 쳐다보는데 거의 매일 오다시피하는 단골들이나 받을수 있는 서비스를 해달라는... 다시 되물어야 그때서야 이름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버벅거리며 손으로 가리킴.. 대부분 표정에 여유가 없는 우리나라 중년 남자들... 뻣뻣하고 조금은 고압적인.. 나도 중년남자이지만 어디가서 저렇게 보일까 생각해봄... 사실 알고보면 여러가지 중압감에 힘든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은데...

 

또다른 피곤한 유형은 불필요하게 이기죽거리거나 꼬장꼬장한 유형.. 그냥 넘어갈수있는 사소한 것들도 꼬투리잡거나 생색내는 유형.. 생각보다 은근히 많음.. 대부분의 알바생은 아마 조금 겪다보면 같이 드라이하게 대하게됨.. 아침마다 와서 서비스하다시피하는 품목 사면서 노골적으로 더주는거 없냐고 하거나 왜이리 비싸냐하거나, 아메리카노 커피마시면서 여분의 설탕이 없다고 전부 뜯어서 타놓은채로 반품을 요구하거나.. 지금 묘사한건 개별적으로 어쩌다 한두명씩 있는이야기인데 모두 한사람이 한것도.. 이사람은 얼굴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이야기함...  

 

또다른 중년남자는 거의 매일 소주 한두병씩 가져가는데 겉으로는 멀쩡하게 생겼지만 혼자살면서 술로 지새는듯... 몇번 이야기하다 조금 친해지니 올때마다 잔돈 조금 모자란다 알았다고 몇번 넘어갔더니 다음에는 외상안되냐등등 들어주기 힘들어 안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더니 사람이 얼음장으로 변해 이제는 들어와서 시선을 외면하고(우리 매장이 소주값이 조금 저렴).. 속으로 참 가지가지한다 이러고 넘어간적도 있었는데....

 

한동안 오시던분은 커다란 상가 사장님으로 자수성가한듯... 나중에 이야기 들어보니 자식들은 장성했지만 아직 아버지를 이해할만큼 세상을 산것은 아니어서 남이나 마찬가지이고 밖으로 나돌며 고생한만큼 집안일에는 소홀했었는지 최근 사별했다고 했는데 도시락 사러 들어와 전자렌지 사용법을 잘몰라 돌려달라고하면서 사용을 못하고 헤매고 있는 모습..  너무 멀끔한 모습이고 가끔 노인분들 부탁하는 분들이있는데 아직 그정도 나이는 아니기에 처음에는 혹시 관종인가 했었는데... 저런분들은 주변에 사람이많고 할일이 많기에 서서히 적응하기에 용이하지만 얼굴 한쪽에 그늘이 더더욱 보이기도...

 

편의점에서 초기에는 조금 오버스러울 정도로 친절했었는데 지금은 딱 필요한 부분만 하고있고 고객과 거리가 조금더 가까워지는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까워지면 조금씩 조금씩 특별한 대접을 바라면서 단른 고객보다 좀더 다른 무리한 요구가 들어가기 시작하는걸 우려해서인데.. 이전에 몇번 데인적이있고.. 가깝게 지내도 고객의 감정상태에 따라 친밀하게 접근했다가 어색해지는때도 있습니다.

 

적어놓고보니 피곤한 유형만 대하는것 같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음.. 대부분이 이러면 힘들어서 못함...